인생 첫 챌린지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털어놓는 새싹 사업가의 마음 (1)
무료 폰 배경화면에서 유료 브랜드 챌린지로, 제로버스의 1년 성장기

오늘은 제로버스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온라인으로 지식 창업을 한다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일을 정말 해보고 있는 브랜드이자 사람의 이야기이니, 흥미로운 부분이 분명 있으실 거예요.
지금 이 뉴스레터를 받아보고 계신 분들 중에서는, 역시 제가 뭐 하는 사람인지보다는 뭐 하던 사람인지를 더 흥미롭게 여기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력을 쌓는 동안에는 “도대체 이걸 이력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은 순간들이 분명 많았는데, 십수 년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꽤 그럴싸하고 화려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걸 봇짐으로 싸서 들쳐메고 다니면서 또 나름의 모험을 시작했지요.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엔 아주 기본적인 것들부터 스스로 하나하나 알아가고 쌓아가는 걸 좋아합니다. 기본을 모르면 응용도 확장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뼈대가 없으면 무너질 테고요. 또 좀 쫄보이기도 해서, 모르는 걸 일단 크게 벌려놓고 보는 건 감당을 못하기도 합니다.
느리고 미련한 걸 어쩌지를 못하고, 하나하나 만져보고 맛보고 느껴보며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게 정말 될까”에 대한 대답이 없는 상태로 그냥 열심히 하고 보는 상황이다 보니, 주로 울적한 기분으로 지내면서 뭐 조금만 성취하면 그 안도와 기쁨이 말도 못합니다.
이번 챌린지 인원이 전부 모집된 것도 저에게는 파산 직전에 올림픽 금메달을 딴 만큼의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찌하는지 잘 모르고 주로 미국 크리에이터들을 관찰하며 이 세계(?)를 배웠습니다. 온라인에서 지식 창업을 해서 다들 돈을 번다는데, 여기저기 가서 아무리 봐도 뜬구름 잡는 소리 하는 것 같고 다단계 같기도 하고 영 이상하더군요.
누구나 쳇바퀴 같은 직장 생활에서 벗어나 진정한 생의 자유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둥, 그냥 매일 글을 쓰면서 가진 지식을 팔았더니 십만 달러 단위(6-figure) 연수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둥…
그런데 정말 아무 근거가 없다면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와 앵무새처럼 같은 소리를 할 것 같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진짜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진짜가 있긴 있더군요. 자신의 과정을 그때그때 정말 자세하고 투명하게 공유해 주는 분들도 많아서, 제가 이 수익 모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사람들이 말하던 창업과 현대의 창업은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예전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어 투자를 받는 등, 큰 맘 먹고 준비해서 도전해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라면 뭐든 온라인이라는 거대한 우주에 내어놓고, 구매 의사가 있는 별먼지 한 줌만 찾으면 되는 식입니다. 가치가 남다르게 뛰어나야 한다는 기대가 아니라, 남과 차별화되는 매력이 기대되곤 합니다.
이래저래 깨달음을 얻었죠. “어쨌거나 지금 난리가 난 이 수익 모델을 내 방식으로 구현해서 나아가야, 내가 원하는 삶에 닿겠구나.”

뉴욕에서 회사 사이즈 안 가리고 계약직, 정규직 꽤나 다양하게 일해봤지만, 고용주의 주급이나 월급이 아닌, 제가 가진 걸 서비스나 상품으로 만들어 사업화시키는 일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온라인으로!
1:1 브랜드 코칭이나 컨설팅, 지금은 안 하는 대행 같은 것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1:1 서비스는 제가 과거에 해 온 일과 비교할 때 크게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사업이라 말하지만, 지금 규모에서는 예전에 많이 했던 프리랜싱과 비슷하거든요.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과거와 다른 방법으로 찾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저에게 진정한 미지의 세계는 “여러 사람에게 같은 것을 판매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된단 말인진 알겠는데, 경험치가 없으니 선뜻 행동이 안 나가는 거죠. 물구나무서기를 어떻게 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심지어 남에게 훈수까지 두지만, 정작 본인은 해 본 적이 없으니 고꾸라질까 무서워 못해보겠는 겁니다.
1인 사업 정도의 규모로 업무 내용만 놓고 따지면 제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능동적으로 돗자리 깔고 가진 걸 팔아 돈을 벌어본 적이 없으니 그저 막막하더군요.
그리고 또 아무거나 아무렇게 ‘팔리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꿈과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이 길어졌습니다.

작년 여름, 일단 뭐라도 해보지 않으면 알 길이 없겠다 싶더군요. 당시 저에겐 스레드는 없고 2000명가량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있었는데, 여름 동안 미드저니로 무료 폰 배경화면 10종 세트를 한 달에 한 번씩 만들어 릴스 홍보로 공유해 보았습니다.
관계가 좋은 팔로워들도 많았고, 게시물을 올렸을 때 참여도도 높은 거리 사진 및 AI 사진 계정이었습니다. 취미 계정이었기 때문에 딱히 개인 홍보를 많이 한 적은 없었지만, 무료로 뭔가를 잘 포장해서 제공하면 팔로워들은 물론이고, 비팔로워들도 당연히 관심을 보이고 가지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AI 이미지가 지금보다 훨씬 신기할 때기에 그것도 플러스가 되리라 생각했죠.
하지만 놀랍게도(지금은 안 놀랍지만) 요청은 매달 많아야 다섯 명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무료인데도 5명 정도만 관심을 보인다면, 유료면 뭐 가망이 거의 없는 셈이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으로 뼈에 새겨진 것들이 있습니다:
- 사람들은 무료여도, 심지어 가지고 싶어도, 확실한 믿음, 이유, 계기가 없으면 절대 구매하지 않습니다.
- 아니, 그 모든 게 다 있어도 한 번 권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여러 번 반복해야 하고, 지금 당장 구매해야 할 이유를 주어야 합니다. 이게 잘되면 거꾸로 없던 믿음, 이유, 계기가 갑자기 생기기도 합니다.
- 뿐만 아니라 무료도 유료 못지않은 가치가 필요합니다. 반복적으로 어그로를 끌어 전환율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그 내용이 감동을 주지 못하면 유료 전환까지는 또 너무나도 멉니다. 큰 의미도 브랜드 파워도 없는 AI 폰 배경화면이 유료까지 욕심나게 만들 감동을 선사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인지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AI로 멋지게 만든 폰 배경화면을 10장이나 공짜로 배포하는데 관심이 없을 리가 없어”라는 저만의 생각은 그냥 귀여운 생각이었습니다.

그때의 뻘쭘한 실패 이후 1년이 흐른 지금, 다음 월요일에 시작하는 유료 AI+브랜딩 챌린지 프로그램, [미드저니로 나만의 12지신 브랜드 만들기]는 10명 최소 필요 인원이 하루 만에 달성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집 기간이 일주일이나 더 남은 시점에 20명 정원 채우고 끝자락에 2분 더 받아 22명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유료 모집 이전에 선행되었던 무료 미드저니 기초 코스는 127분이 신청해 주셨고요.
그냥 이번만 놓고 보면, “아니 그 경력에, 그 나이에, 할인 특가로 챌린지 20명 모인 거에 뛸 듯이 좋아하는 거유?” 같은 소리나 듣겠나 싶기도 하지만, 아니… 작년에는 무료 폰 배경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었단 말입니다. 감격할 만하지 않나요…!
사실 스스로 아직도 현실로 느껴지지가 않아서, 2기 모집에 성공할 때까지는 마음껏 기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기수제로 이어갈 수 있게 된다면, 들려드릴 이야기가 배로 늘어나게 되겠네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결과가 변했는가에 대해 다음 주 레터에서 조금 더 이야기해보도록 하고…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