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디자이너의 기술적 경험치는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모션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를 바라봅니다. 이 이야기는 디자인 실무를 경험하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해요.

프로의 세계에서 디자인을 시작할 때, 거대한 역경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일 마주하는 문제들은 작은 부분에서 오는 경우가 많았지요.

이미지와 영상을 다루는 작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누끼 따기같은 기초부터 종합적인 편집 작업까지, 디자이너는 기술을 단련하여 창작의 자유도를 높여왔습니다.

누끼 따기, 즉 이미지 컷아웃이나 로토스코핑은 디테일을 보는 집요함과 인내심이 요구되는 소위 ‘단순 노가다’입니다. 많은 이들이 기피하고 주니어나 인턴에게 미루는 업무죠.

게다가 원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배경을 따내기 어렵게 찍혔거나, 전신이 보여야 하는데 일부가 잘려 있으면 사용이 어려웠습니다. 디자이너가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더 높은 기술력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비용도 증가합니다.

그러나 이제 AI가 등장했습니다. 원본에 문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모자란 부분을 생성해 줍니다. 최근 공개된 어도비 프리미어의 새로운 AI 기능은 영상의 모자란 프레임까지도 생성해 주더군요. 원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없어도 웬만한 것은 생성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단순 노동은 사라지고, 이미지나 영상의 배경을 따는 작업도 극적으로 쉬워졌습니다.

이로 인해 기술적 경험치의 의미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신입이 경력사원이 되기 위해 거치고 배워야 할 내용들이 전부 바뀌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의 교육 및 성장 방법도 이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어요. 오랜 세월 업무 시스템을 구축해온 회사들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시스템을 쌓아보고 고쳐본 사람만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잘 구축할 수 있습니다. 뉴욕 커리어로 쌓은 경험적 업무 노하우를 대기업 크리에이티브 부서에 적용하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선해본 저로서는, AI 시대의 효율을 고민하고 기업이나 개인에 적용하는 것을 돕는 일이 무척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아침에 적용할 수 있는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AI는 계속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예측하기 어려우니까요. 함께 걸어가며 계속해서 적응해 나가야 합니다.

변화에 유연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브랜드들이 퀀텀 점프를 해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