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처럼 헤메는 브랜드가 되지 않는 법

한때 너무 좋아해서 매일같이 콘텐츠를 잘근잘근 씹어먹던 크리에이터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관심이 줄어들면서 결국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는 비율도 줄어들곤 하죠. 구매 욕구도 사라지고요.

특히 한 명은 정말 ‘아, 저 사람의 신도가 되고 싶다’ 싶을 정도로 빠져 있었는데, 지금도 물론 존경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예전 같은 기분은 아닙니다.

사랑의 유통기한이 2년이라죠? 요즘 세상의 크리에이터, 브랜드를 향한 애정은 6개월만 가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대의 변화 주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대중의 흥미와 관심도 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지독하게 일관적으로 고객을 대하며, 스티브 잡스를 내세운 멈춤 없는 혁신을 통해 팬덤을 구축했고 팬들의 충성도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없는 현재 애플은 예전보다 오락가락하는 브랜드, 혁신 없는 재미없는 브랜드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AI로 다시 혁신의 아이콘이 될 기회도 놓쳤기에, 대체할 강력한 브랜드가 나타난다면 망설임 없이 갈아탈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플 특유의 혁신적이고 도도한 성격이 약해지면서 브랜드 페르소나의 일관성도 점차 잃어가고 있는 것이죠.



브랜드 페르소나란?

브랜드 페르소나는 브랜드가 의도적으로 구축한 성격과 특성을 의미합니다. 마치 사람이 가진 개성과 성격처럼, 브랜드도 자신만의 톤, 스타일, 가치관을 통해 청중과 소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브랜드 페르소나는 단순한 마케팅 요소가 아닌, 청중에게 신뢰와 친숙함을 느끼게 해주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브랜드 페르소나가 제대로 구축되면 사람들이 마치 인간 관계를 맺듯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브랜드와 정서적 유대감도 생기게 됩니다.

애플의 경우, 브랜드에 대한 경외심이나 존경심을 느끼는 팬덤이 형성될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훌륭히 살려 페르소나를 만들어냈습니다.

팬심을 유지하는 방법


페르소나를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관된 모습으로 신뢰를 주지 않으면 고객의 흥미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애플처럼 큰 브랜드는 오랜 시간이 쌓여있기에 관심을 완전히 잃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어떻게든 회생할 방법이 있지만, 비교적 작은 브랜드는 순식간에 존속이 어려워질 위험이 큽니다.

또한, 일관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현 시대에 맞는 혁신성입니다. 제품이나 콘텐츠가 언제나 새로워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혁신적인 마케팅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같은 제품을 매번 새롭게 팬들에게 환기시킬지, 어떤 특별한 혜택으로 팬들에게 더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팬들은 늘 사랑하던 브랜드의 모습이 사라지면 실망하지만, 늘 비슷한 자극으로 놀라울 것 없는 모습을 보여도 역시 실망하고 지루해하기 마련입니다.

애플의 현실, 그리고 해결책


애플의 최근 몇 년간의 마케팅을 보면 브랜드의 일관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놀라움이 부족합니다. 제품을 어떻게 공개하고 홍보할지 예측 가능한 범위를 잘 벗어나지 않죠.

애플의 브랜드 페르소나의 주요 키워드가 혁신인 만큼, 매번 놀라운 신제품 또는 제품 업데이트를 기대받습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잘 먹혔던’ 애플 공식만 따르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 기업 내부가 경직된 상태로 보입니다.

지루함에 떠나가는 팬들을 잡기 위해 브랜드가 결단을 내리고 큰 변화를 시도하더라도, 페르소나가 견고히 유지되면 브랜드의 일관성을 지킬 수 있습니다. 마치 내가 옷 스타일을 좀 바꿔도 내가 변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요.

애플 역시 프리미엄 이미지와 혁신의 이미지만 유지한다면, 마케팅 측면에서 큰 변화와 모험을 감행하여 팬들의 주목을 끄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입니다.

제품이 계속 혁신하는 것은 아이폰 탄생 때와 같은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혁신의 아이콘이 된다는 것은 애초에 무리한 캐릭터 설정일지도 모릅니다.

AI 도입에 빠르게 나서지 못했다면, AR을 사용하는 비전 프로가 조금 더 임팩트 있게 다가왔어야 했는데요. 애플 입장에서는 묵묵히 갈 길을 가고 있겠지만, 기술 환경이 빠르게 진화하는 이 시점에서 애플이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탄탄하니까, 이를 믿고 마케팅에서 더 모험을 시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기대감을 높이며 팬들의 관심을 붙잡다 보면, 예전처럼 자주는 아니더라도 다시금 애플만의 혁신적인 제품이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